유명한 여행 책자에서 추천한,
당신이 기대를 잔뜩 품고 찾아간 이국의 어느 호텔이
불과 20년 전에는 집단강간 수용소였다는 걸 알았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호들갑스럽게 농담처럼 얘기하던 “괴담”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상은 아직도 전쟁 중 이고
지속적으로 전쟁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전쟁에 버금가는 상처와 두려움, 공포로 우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자신이 묵었던 호텔과 여행지의 끔찍했던 과거를 알게 되지만,
과거를 묻어버리려는 지역의 단호함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강간의 현장이었던 호텔방의 하얀 시트위에 노란 국화꽃을 한 송이씩 올려 놓으며 그 곳에서 죽어간 여성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산 자들은 말을 잃었고 죽은 자들은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어요. 잊히지 않았다면 반복될 수도 없겠죠.”
영화 속 누군가가 한 이 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 세월호, 밀양, 강정의 싸움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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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을 위하여 / For Those Who Can Tell No Tales
결코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되는 그녀들!
여행책자를 들고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국경에 위치한 비셰그라드를 찾은 호주인 여행자 킴.그녀는 책자에는 소개되지 않은 깊은 전쟁의 상흔이 이 마을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곳에서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강간과 학살 등의 끔찍한 일이 벌어졌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국적 풍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동유럽의 새로운 관광지가 된다. 그러나 그 고통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진실을 알기 위해 재방문한 그 마을에서 그녀는 더 이상 환영받는 여행자가 될 수 없는데...여성에게 더욱 잔혹한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추모하려는 주인공 킴의 단호한 행동에 특히 주목하게 된다. 제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안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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