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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영화제/제 15회 제주여성영화제

<내 맘대로 고르고 내 맘대로 풀어놓는 영화 이야기> 4탄

by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영화제 2014. 9. 18.

누군가가 납득할 수 없는 요구를 합니다.

그런데, 그가 경찰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럴 때 당신은 그것을 거부할 수 있을까요?

 

영화 [컴플라이언스]는 경찰이라 자청한 전화사기꾼에 의해 길들여지는, 무력한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전화로 요구해 오는 내용이 너무도 황당하고 어이없지만, 일단 경찰이라고 하니,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가 시키는 엄청난 요구조차도 경찰이라는 이름에 의해 복종합니다. 폭력을 지시한 것은 전화사기꾼이지만, 그 폭력을 행한 것은 직장 상사와 그의 동조자였습니다.

 

과연 내가 전화를 받고 폭력의 행위자의 입장이 된다면, 나는 과연 불복종할 수 있을까? 물론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공권력이 행하는 폭력에 나약해진다면? 반문해 봅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죄 지은 것도 없는데, 경찰차만 보면 불편해지는 게 사실이죠.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지키고 불복종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오래 전 읽었던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 의 한 문구를 인용해 봅니다.

 

“가장 큰 위험은 시민의 복종, 즉 개인의 양심을 정부의 권위에 굴복시키는 것이다. 그러한 복종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처럼 공포를 낳거나,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이른바 민주적 정부의 자의적 결정 아래 국민 대중이 전쟁을 받아들이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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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라이언스 (복종) / Compliance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과연 당신이라면?

한 패스트 푸드점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산드라의 하루는 녹록치 않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와중에 자신을 경찰관이라고 소개하는 한 남자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 경찰관은 그녀 밑에서 일하는 그렇잖아도 눈에 가시인 여직원 베키가 고객의 지갑을 훔쳤다고 얘기해주고 그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베키는 감금이 된다. 그리고 베키는 수치스러운 몸 수색까지 당한다. 하지만 지갑은 온데간데 없고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차례로 그녀를 감시하다가 하물며 나중에는 다른 손님들에게까지 차례가 주어지는데....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상황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한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