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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영화제/제20회 제주여성영화제

[제주여성_기고] 제20회 제주여성영화제 특별상영회 후기

by JJWFF 2019. 7. 17.

특별상영회를 준비하며
제주여성영화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가 20주년을 어떻게 더 잘 기념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주여성영화제의 각 단위가 머리를 모아 치열하게 고민한 20주년 기념 프로젝트들 중 제주도민과 맞닿아 직접 만나는 첫 번째 행사로 ‘특별 상영회’가 기획되었습니다. 여성주의 담론의 범주가 넓어지며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으나, 성차별로 기인한 사건·사고들은 계속해서 만연한 현 시점에서 제주여성영화제팀은 어떤 여성영화로 사람들과 만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지나간 20년의 세월 속에서 당시에 우리에게 큰 감명을 주었던 여성영화들을 다시 한 번 만나보자고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미리 만나는 여성영화’, ‘찾아가는 여성영화’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던 사전 상영회는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라는 주제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특별상영회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 상영작을 선정하며
제주여성영화제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각자의 여성영화는 차고 넘쳤고, 3회만 진행하는 특별상영회에 자신의 원픽을 선정하고 싶은 마음은 경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민들에게도 ‘다시 만나고 싶은 여성영화’를 물어보았습니다.

 

특별상영회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 설문조사 진행 결과

설문 결과 제주여성영화제 준비팀과 144명의 제주도민이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 세 편은 〈안토니아스 라인〉, 〈바그다드 카페〉, 〈우리들은 정의파다〉였습니다. 그러나 〈안토니아스 라인〉이 국내 배급이 어려운 관계로 우리는 제주도민들과 함께 볼 여성영화를 한 편 더 선정해야 했습니다. 이번에는 초청작 선정 단위인 프로그래머들이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제주도에서 상영하지 않았던 여성영화 중 제주도민과 꼭 함께 보고 싶은, 핫 했던 영화를 선정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리하여 치열한 토론 후 7월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입니다.

 

또 하나의 기념 할 거리
특별상영회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희소식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전신인 제주도여성회관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 여성 운동사에서 또 하나의 기념비로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특별상영회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를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여성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상영하게 되었습니다. 

 

요망지니들과 제주시청에서 진행한 오프라인 홍보 캠페인

 

특별상영회 영화 시작 전, 역대 슬로건 인기투표 진행 중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다크호스 요원들 ‘요망지니’
제주여성영화제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준비한 프로젝트 중 또 다른 하나는, 자원활동가 모임 ‘요망지니’들의 사전 홍보 활동 프로젝트입니다. 여성영화가 좋아서, 페미니스트 친구를 만나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매년 모이는 요망지니들은 지난 20년 동안 제주여성영화제를 든든하게 지켜준 ‘요망진 사람들’입니다. 올해 총 10명의 ‘사전 활동 요망지니’들이 모여 제주여성영화제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요망지니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특별상영회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 〈바그다드 카페〉 오프라인 홍보 캠페인이었습니다. 이벤트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5월의 초여름 땡볕의 제주시청에서 도민들과 만나는 일도 요망지니들과 함께 하니 그저 즐겁기만 한 일이었습니다. 

 

2030위원회 무비토크

 

함께 감상한 〈바그다드 카페〉
그리고 5월 28일 화요일 저녁.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우리는 함께 〈바그다드 카페〉를 감상했습니다. 퍼시 애들론 감독의 1987년도 작품 〈바그다드 카페〉는 미국 서부 황량한 모하비 사막의 카페이자 주유소이자, 모텔인 ‘바그다드 카페’의 주인장 브렌다가 팍팍한 생활에 있는 대로 짜증이 나면서 시작됩니다. 한량 같은 남편을 카페에서 내쫒고 화를 삭이는 중 찾아온 투숙객 야스민은 수상하고 거슬리는 존재입니다. 그녀들이 서로를 진실하게 알아가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들은 영화의 묘미이니 상세하게 적지는 않겠습니다. 약 250명의 제주도민과 함께 한 첫 번째 특별상영회 〈바그다드 카페〉는 주제가 ‘Calling you'가 주는 여운을 남기고 잔잔하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이어 진행된 제주여민회 2030위원회에서 주최한 무비토크 모임에서도 영화 감상을 나누며 여운을 곱씹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의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바그다드 카페〉를 바라봤을 때의 비판 할 점과, 영화가 첫 개봉했을 당시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을 그 상상력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하니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소소하면서도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첫 번째 특별상영회 ‘다시 보고 싶은 여성영화’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음 특별상영회는 6월과 7월에 계획되어 있습니다. 6월 20일에는 〈우리들은 정의파다〉. 7월 20일에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7월 특별상영회는 변영주 감독과 함께하는 ‘스페셜 토크’도 함께 준비하였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거에요. 

 

 

■ 7월 상영작 안내
1) 상영작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  
2) 영화정보
   - 벳시 웨스트, 줄리 코헨 / 다큐멘터리 / 미국 / 98분 / 2018
   - 살아있는 영웅, 평등을 위해 싸운 챔피언, 세상을 뒤집은 위대한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60살에 미연방 대법관이 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하버드 로스쿨에서부터 모두가 인정하는 뛰어난 재원이었지만 그녀의 삶은 차별에 맞선 일대기였다. 법을 통해 불평등한 세상을 반대로 바꾸며 시대의 아이콘이 된 그녀의 감동 스토리가 시작된다.

■ 스페셜토크 안내
변영주 감독을 초청하여 영화에 대한 설명 및 해설, 감독의 작품세계, 여성영화 이모저모 등을 주제로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 일시 : 7.20(토) 14시 (상영 전,후 부대행사 있음)
■ 장소 :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 4층
■ 온라인신청 : https://forms.gle/TZLtpFaPb2dRCenR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