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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제주여성영화제/상영작 소개

비밀의 언덕

by JJWFF 2023. 9. 5.

Section 3.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

삶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들, 그럼에도 지속되는 우리의 이야기

 

비밀의 언덕 / The Hill of Secrets / 이지은, 대한민국, 2022, 122, 극영화, 전체

917() 14:50 CGV제주 7/ 상영 이후 감독과의 대화(GV)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초등학교 5학년 명은이에게 가족은 물음표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고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자신과 달리 돈에만 관심 있는 것 같은 부모님과 뒤에서 부모님의 욕을 하는 오빠가 미웠다. 선생님과의 면담 시간에 엄마는 가정주부로 아빠는 제지회사에 회사원으로 거짓말을 한다. 명은이는 반장이 되고 선생님의 관심이 더 많이 주어지자 만족스럽다. 하지만 가족에 대해 솔직하지 못했던 자신이 불편하기만 하다.
명은이는 글쓰기 대회에서 가족의 솔직한 마음을 글로 써내려 나간다. 그리고 대상을 받는다. 상은 받고 싶지만 공개는 하고 싶지 않은 명은은 상을 취소하고 싶다. 그 이유를 선생님께 털어놓는다.
제 이야기가 가족들에게 상처가 될까 봐 두려워요.’
명은이는 가족을 정말 사랑하는구나!’
영화는 솔직한 게 항상 최선은 아님을 이야기한다. 동시에 솔직하게 털어놓을 곳이 반드시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 고의경

이지은 LEE Jieun

2008년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2019년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학과를 졸업한 이지은 감독은 2016년 , 2017년 <정리>, 2019년 <산타클로스>라는 단편을 작업을 거쳐 첫 장편 데뷔작 <비밀의 언덕>을 선보인다. 새로운 10대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그녀는 1980~90년대 초중고 시절의 종이 한 장으로 모든 게 정의됐던 가정 환경 조사서라는 소재에서 출발해 ‘명은’이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1990년대에만 통용되던 당시의 아날로그적인 감성들을 비주얼적인 측면과 에피소드 모두에서 고스란히 반영하고자 했던 그녀는 각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은 물론 헤어, 의상, 액세서리, 배경, 소품 같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고증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명은’을 통해 솔직함과 거짓말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를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는 이지은 감독은 관객들을 기억 속 그 시절, 그 시간으로 데려가며 소중한 마음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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