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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영화제/제18회 제주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박하'가 추천하는 마지막 오늘의 영화 <어폴로지>

by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영화제 2017. 9. 14.

 

 

 우리에게는 가슴 깊은 아픔이 있습니다. 일본의 침략 속에서 두 번 희생된 여성들.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 전쟁의 후유증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오랜 세월 싸워 오신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입니다.
여전히 친일의 흔적들이 남아 있고, 그 친일의 후손들이 승승장구하는 시대에 살면서, 그 역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상기시키는 노력은, 오로지 할머니들의 몫이었습니다.
그 할머니들의 부고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너무 오래된, 그러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아픔을 간직한 체, 한 분 두 분 우리 곁을 떠나시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영화 [어폴로지]는 이번 영화제의 폐막작입니다. 저희는 폐막작을 선정하면서 (모든 작품들이 다 좋고 의미가 있지만 그럼에도) 영화의 의미를 함께 오래도록 공유하고 싶은 작품을 선정하고 싶었습니다. [어폴로지]의 세 할머니들의 삶을 보시면, 그 여운이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같은 아픔을 겪었으나, 또 다르게 치유해 가는 과정을 보면, 연대의 힘과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다짐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11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올해 상영작은 경쟁부분을 포함하여 총 40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국내의 모든 영화제를 찾아 다니며, 또한 그 외의 영화 정보들을 꼼꼼히 찾아 보고 선정한 작품들입니다. 한 작품 한 작품, 주옥 같다는 자화자찬(^^) 속에서 영화제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번 제주여성영화제의 슬로건은 ‘여성이 춤출 수 있는 세상’입니다. 작가 김선우는 “춤추듯이 즐겁게 싸우다 보면 진짜로 낙관의 힘이 생기고 생을 포기하지 않게 된다.” 라고 말했습니다. 광장에서 춤 출 수 있는 혁명을 기대하며, 이 모든 영화들을 여러분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다음주 (9/19, 화) 에 시작하는 제 18회 제주여성영화제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박하]

 

 

<시놉시스>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 이 세분은 모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다. 오랫동안 자신의 피해경험은 숨기고 침묵하며 살았던 할머니들. 지나간 시절이라 애써 외면하고 싶지만 그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대못처럼 가슴에 그대로 남아있다. 결코 잊으면 안 될 역사의 증인이자 목격자인 할머니들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 길원옥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차오 할머니와 아델라 할머니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사과를 한다고 해도, 상처가 없어지지 않지만 마음은 조금 풀어지니깐 그날을 기다린다’는 할머니들. 언제쯤이면 일본정부는 할머니들이 원하는 사과를 할까? [윤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