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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영화제/제18회 제주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박하'가 추천하는 오늘의 영화 <망각과 기억2>

by JJWFF 2017. 9. 6.

 

 

 

 

'어떤 기억들은 시간으로 인해 훼손되지 않는다. 고통도 마찬가지다.

그게 모든 걸 물들이고 망가뜨린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한강, 흰 中

 

2014 4 16.

3년 전 그 날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저는, 702번 버스를 타고 한림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중에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그 내용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그 시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있겠죠.

 

우리의 삶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지만, 내가 아닌 내 사람들의 죽음을 가까이에서 맞이하는 것만큼 아픈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했던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를 때 마다 나의 잘못, 나의 오만, 후회들이 같이 살아납니다. 그렇게 한참을 열병을 앓고 우리는 다시 살아나지만, 보낸 사람은 다시 살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렇게 아픈 것입니다. 죽음으로 보낸다는 것.

 

정권이 교체될 때 우리는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어쩌면 그 기대 때문에 아직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우리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면, 그 아픔은 어찌하며, 또 반복될 수 있는 사회적 죽음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아직도 수습되지 않은 시신은 어떻게 할 것이며, 그 이후에 이어져 오는 다른 죽음들은 어떻게 할 건가요?

언제부터인가 이 나라는 애국심을 조장하듯 "대한민국"을 외칩니다. 우리를 현혹시켰던 그 명사는

우리의 착각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국가를 향해 언제까지 짝사랑만 하고 살 건가요.

세월호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면,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세월호는 언제나

'현재' 입니다.

 

세월호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에서 만든 [망각과 기억 2] 중에서 세 작품을 골랐습니다.

우리가 연대하는 최소한의 방법은 기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하]

 

 

<시놉시스>

 

-  기억의 손길 :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은 그것을 반복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 희생이 절대 헛되지 않게 하는 것, 세월호 유가족들과 안산 시민들은 협의회를 만들어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추모 공간을 논의한다. 하지만 지역내의 이권 문제로 결정은 어려워지고..

 

-  걸음을 멈추고 : 마임 배우 류성국씨는 3년 전 4 16일 이후, 자신만 위로하며 살아왔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본다. 토요일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망각과 싸우며 3년째 촛불을 드는 연극인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기억을 공유한다.

 

-  잠수사 :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었구나."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를 대신해 실종자 수색을 맡은 민간 잠수사들. 그들은 무리한 잠수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 가는 상황이 되어서도, 정부와 해경의 무책임과 책임 전가에 내몰리는데… [박하]